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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03/10/12 506 - 조회
▣ 이름 : 토야할미  2004/03/01 - 등록
 - 스크린샷 :   2003년_10월_9일_낮_가게에서.jpg (16.9 KB), 25 :download


10월 12일    일요일   비가 오다


아침에 아리, 송이, 주리..순서로 운동을 시켰다

아리를 케이지에서 꺼내 안으니 전처럼 심하게 버둥거리진 않는다

얼마전 브러싱을 한후로는 아리와 더욱 친해진 느낌....^^

아리가 경계와 긴장을 많이 풀어서인지 한결 명랑해 보인다

폴짝거리며 뛰어가는 모습이 아주 경쾌해 보이고

주리만큼이나 모헙심이 강하다

운동을 시키려고 풀어놓으면 토야들의 활동범위는 거의 정해져 있다

항상 다니는 곳으로만 다니고 항상 들어가는 곳으로만 들어가고....

그런데 남들 안가는 곳까지 쏘다니고

남들 들어가지 않는 구석까지 들어가는 것이

주리와 아리....두녀석들이다

열흘전쯤에는 아리 녀석을 몇시간씩 찾은 적도 있다

쬐그만 마당에서 말이다

청소를 하려고 꺼내놓았다가 손님이 오시는 바람에 다시 넣을랬더니

얼마나 잽싼지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겨우 잡았다 싶은 순간,(막다른 곳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녀석이 사라져 버렸다

엎드려서 바닥 이쪽저쪽을 살피다 보니

틈새를 막은 나무판이 조금 벌어져 있다....아뿔사!

그 뒤로는 맨홀이 있고 물론 뚜껑은 덮여져 있지만 그쪽 공간에는

각목이며 합판등 쓰다남은 나무들이 쌓여져 있어

아리를 찾으려면 앞쪽의 토끼장부터 들어내고

나무토막들을 죄다 끌어내야 할 판이다

손님이 오셨기 때문에 나중에 찾기로 하고 들어갔다

한두시간쯤 후에 나와서, 아리가 혹시 그속에서 나와서

다른 곳에 있는지 살펴봤지만 어디에도 눈에 띄지 않는다

팔 걷어부치고 심호흡 한번 하고...토끼장을 들어내고 찾았지만.....

이녀석 어디 갔는지 거기엔 없었다

이미 들어가 있을 만한 곳을 먼저 찾아본 후라 어디로 갔는지 난감했다

혹, 써클로 막아놓은 곳을 뛰어넘어 아래층쪽으로 간것이 아닌가 싶어

그쪽으로도 가서 뒤쪽의 창고까지 몽땅 뒤졌건만 보이질 않았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그쪽에 쓰지 않는 김장독 생각이 났다

아주 옛날에 묻어둔 김장항아리가 있는데 쓰진 않지만 아직 그대로 있다

항아리 위로 선반이 있고 선반 아래를 가려놓았긴 했지만

조그만 틈만 있어도 들어갈 수 있는 토야기 때문에 혹시...싶었다

가려놓은 판자를 치우고 보니

항아리 뚜껑이 비스듬히 열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혹시 저기 빠진 건 아닌가....

꽤 큰 항아리여서 만약 빠졌다면 다쳤을 수도 있다

강아지라면 낑낑거리거나 짖거나 했겠지만

토야는....결국 눈으로 확인해 보는 수밖에는 없다

이번에도 낑낑거리며 선반위에 놓인 나무궤짝이며 잡동사니를 치우고

마지막으로 선반을 치우고 떨리는 마음으로 항아리 뚜껑을 들어올렸다

안이 어두워서 보이질 않아 손전등을 가져다 비춰보았는데....

거기에도 없다....-_-:;

아아...그렇게 애쓰고 열었는데... 하지만, 맥이 빠지긴 해도 다행이었다

항아리 속으로 떨어졌다면 다쳤을지도 모르니깐..

그럼, 도대체 이녀석이 어딜 갔을까...

그러는 동안 어두워져 버려서...다시 나중에 찾기로 했다

밥먹을 때 되면 나오겠지...하면서.

그리고, 드디어 밥을 주러 나왔는데

그때까지도 녀석의 그림자도 보이질 않았다

다른 아이들은 다 밥을 주고,

아리의 빈 케이지, 주인없는 밥그릇에도 담아 주었다

그러다 문득 아까 처음에 아리가 들어갔던 곳을 보니

긴 각목 두개가 담에 기대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허걱! 혹시 이녀석이...?!

저 나무를 타고 담 밖으로?

벌컥 대문을 열고 골목으로 나와 아리를 불렀다

하지만....대답이 있을리 만무다

그리고 그리로 나갔다면 그때가 언젠데...벌써 어딘가로 가버렸을거다....

갑자기 덮쳐오는 불안과 절망감에...다리에 힘이 풀렸다

설핏..눈물이 스며나오려는 그때...

뒤쪽에서 누군가 날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

돌아보니 무슨 그림자 같은 것이 어른거리다 현관 모퉁이로 휙 사라진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주리 뿐이어서

그게 아리일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우리 현관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멍한 상태에서 몇초가 흐른 후에,

번쩍 아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 순간, 정말 아리가 계단위에 고개를 쏙 내밀었다

나를 바라보더니 천연덕스럽게 점프를 하더니 또 사라진다

계단을 올라가보니 아리가 옥외 베란다 중간에 앉아서

마치 꼬리라도 흔들듯이 바라보고 있다

내가 다가가자 붙잡으러 온줄을 알았는지 또 숨바꼭질을 한다

하지만 거기라면 다 잡은 거나 마찬가지다

곧바로 체포해서 케이지로 직행!

아리를 찾아서 정말 다행이었지만 그녀석 때문에 중노동하고

마음 졸인거 생각하면....괘씸하기 그지없다

발칙한 놈!^^

그날은 그렇게 애를 먹였지만

요사이 아리를 검거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전엔 아리가 손타는 것을 싫어해서 잡으려고 하면 죽을 듯이 도망다녔지만

지금은 그다지 겁내지 않는지 수월하게 케이지에 넣을 수가 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새록새록 이뻐지는 녀석이다!




오늘은 아이들 상태가 대체로 좋다

열도 모두들 내린 것 같고 컨디션도 좋아 보인다

먹는 것도 잘 먹고....  

콧물이 조금 묻어나는 녀석들도 있긴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오늘 오후부터 비가 와서 아이들 상태가 나빠질까봐 무진 걱정을 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토야들을 마당으로 보낸 후로는 날마다 일기예보 확인하는 것이

빠지지 않는 하루 일과다

오늘도 비가 온단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아침에 나오면서 방수막을 모두 쳐놓고 나왔었다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하고...비가 오고나면 기온이 많이 떨어질텐데

아직 겨울 지낼 방풍막을 만들지 못해서 걱정이다

아직까지는 방수막으로 쓰는 비닐만으로도 바람을 막을 수 있지만....

어쨌든 이달안으로 완성을 해야 하는데....




하나는 아직도 까망이를 경계하고 있다

까망이는 하나를 어미로 착각하는 듯도 싶고

하나 아가들한테도 관심이 많은데

하나는 까망이가 케이지 근처에만 오면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까망이를 물려고 한다

그래서...까망이가 너무 가엾다...ㅠ ㅠ

까망이는 풀어놓으면 다른데는 갈 생각을 안하고

하나 케이지만 맴도는데

하나에게 한번 물려서인지 하나가 달려들면 얼른 도망가면서도

계속 애처롭게 케이지안을 기웃거린다

까망이도 아직은 어린 아가인데 하나가 좀 다정하게 대해주면 좋으련만....

정말루...아직도 하나 눈에는 까망이가 '쥐'로 보이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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