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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03/11/08 516 - 조회
▣ 이름 : 토야할미  2004/03/09 - 등록
 - 스크린샷 :   2003년_11월_8일_밤_왕초와_희망이.jpg (41.3 KB), 26 :download


11월 8일    토요일    비


드디어 왕초를 집으로 데려왔다

아래층 현관 앞에 이동장을 내려놓고 왕초를 살펴보니...

도대체 어디로 끌고 가는가..싶은지 한껏 도사리고 앉아있다

이동장 내벽에 어찌나 바짝 붙어 앉아 있는지

공기창으로 삐죽삐죽 나와있는 왕초의 털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다

오늘 병원 가느라 데려갔던 송이부터 케이지에 넣어주고

왕초의 케이지를 설치한 다음 입실 완료..!!

왕초녀석 완전히 주눅이 들어서는 한자리에 못박힌듯 앉아 있는다

귀도 빳빳이 세운채....

다른 아이들에게 모두 밥과 물을 줄 동안에도 먹을 생각도 안한다

희망이는 왕초를 보자 단숨에 달려와 반기는데

왕초는 시큰둥... 별 반응이 없다

시큰둥...이라기보다는 아마도 긴장해서 여유가 없는 것이었을거다

모르긴해도 작은 심장이 터질듯이 뛰고 있었겠지...

배식을 끝내고 토야들 방청소를 하면서 보니

한참만에야 목부터 길게 빼면서 다가가 밥을 먹는다

저런녀석이 어떻게 '왕초'란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터미널에서 종횡무진 누비며 쥐나 도둑고양이쯤 같잖게 여기면서

서열싸움에서도 단연 우위였고 끝까지 살아남은...

한마디로 역전의 용사같은 이미지였는데

막상 내가 만난 왕초는 그저 소심하고 수줍은 여인네일 뿐이다

예쁘긴 또 얼마나 예쁜지...그 예쁜 모습에 '왕초'라니...^^

대범하기로 말하자면 오히려 희망이 쪽이고

사교성도 희망이가 좋은 편이다

희망이 역시 겁이 많기는 하지만 이리저리 오지랍도 넓다

호기심도 많은 편이고 착해서 누구에게나 관심을 보인다

(그 관심이 바니에게는 치명적이기도 했지만...-_-)

어떠냐 하면 사람들은 물론이고 토야든, 다른 동물이든

그 어떤 대상에게도 희망이는 적의가 없는 듯 하다

천사같은 성품이랄까... 정말 착한 희망이!

왕초 역시 순하디 순하고 착하다

Hus.는 터미널 아이들이 착해서 참 좋단다

한이레전 입양되어 간 여름이도 그렇고 모두 착하다고...

그렇다고 우리애들이 못된 것은 아니지만

뭐랄지.. 주인 빽을 믿는건지... 겁도 좀 없고 천방지축이기도 하고

앙칼진 아이들도 있어서 터미널 아이들과는 좀 다른 분위기다

어쨌든 이젠 터미널 아이들, 우리 아이들 할 거없이 모두 가족이다

이젠 식구가 열하나다

열한마리 토야들이 서로 어울려서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

(아직은 꿈같은 얘기다....ㅜ ㅜ
그애들을 한데 다 풀어놓는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는...)



까망이는 오늘 또 먼저 장가든 집에 갔다

까망이가 다녀간 후, 그집 암토끼들끼리 무슨 사단이 있었는지

급히 까망이를 찾기에 보냈다

다른 집에 보내 또 하루밤을 재우려니 걱정이 앞서서..

사료랑 건초도 바리바리 싸서주고..하루밤 이별이 참 길게도 느껴진다



송이는 내일 하나 병원 가는 길에 데려갈까 하다가 오늘 데려갔다

귀 가장자리의 딱정이는 상처때문이었지만

귀안쪽 피부에는 피부병이 생겨 있었다

심하지는 않고 일차로 연고치료를 했었기 때문에

5일 간격으로 주사 맞으며 먹는 약으로 치료하기로 했다

그런데, 송이녀석 영~ 약을 안먹으려고 해서 큰일이다

아이들 약먹는 것도 가지가지이다

하나나 다른 애들은 약먹는 것을 싫어하기는 해도

막상 입안에 약이 들어가면 어쨌거나 쩝쩝 금방 먹어버리는데

왕초 같은 녀석은 입안에 머금고 혀만 굴리며 삼키지를 않는다

그럴 때 약을 눌러넣은 주사기를 빼버리면 입밖으로 흘려 버리기 때문에

주사기를 입에 댄채로 삼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왕초녀석도 주사기를 살살 흔들면서 기다리면 하는수 없이 나중엔 삼킨다

그런데 오늘..송이녀석은 진짜 고집스럽다

주사기를 옆에서 밀어넣어도 입을 딱 다물고 꼼짝을 않고

피스톨을 눌러 약을 넣으면 혀를 딱 붙여 막고 있는지

약이 입밖으로 흘러 나온다

주사기를 입안으로 더 깊숙이 넣고 먹일랬더니

와락 고개를 흔들어서 약을 흩뿌려 버린다

도대체 약을 왜 안먹으려고 하는지...

송이에게는 병원도 처음이고 약도 처음인데

대체 뭔줄 알고 안먹는건지 모르겠다

송이야, 내일부터는 약 잘먹고 얼른얼른 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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