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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03/10/28 475 - 조회
▣ 이름 : 토야할미  2004/03/09 - 등록
 - 스크린샷 :   2003년_10월_28일_오후_여름이의_숨바꼭질.jpg (36.2 KB), 24 :download


10월 28일    화요일   맑고 바람 많이 불던 날


밤새는 바람도 몹시 불고 비가 어찌나 무섭게 오던지...

어제 밤에 보니 바니가 출산준비를 하고 있기에 걱정을 했었다

하필 이렇게 사나운 날씨에 아가를 낳으려나...하고

아침에 보니 아직도 그저 준비중이어서^^ 안심을 했다

하긴 예정일은 내일인걸....

어젠... 아리의 방을 청소하며 떠나간 아리의 명복을 빌었는데

오늘은 새로 태어날 아가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며칠씩 청소를 하지못한 아리의 빈방을 청소하면서...

그렇게 안타깝고 가슴 아플 수가 없다....

지난 수요일 넣어준 밥도 그대로...급수기의 물도 그대로..이다

아리는 물한모금 입에 대지 못하고 떠났으니깐...

사료도 버리고 급수기 물도 쏟아내고 보금자리며 깔판....

아리가 쓰던 물건들을 닦고 소독하면서

이 물건들을 다시 제자리에 놓으면

그다음은 아리를 붙들어 케이지에 넣던 생각이 난다

이젠 이것들을 다 정리해도 붙들어 넣을 아리는 없다

청소하면서도 정말 청소하기가 싫었다

아리의 똥도, 빠진 털도....그 하찮은 것에 왜 그리도 미련이 생기는지....

'아! 이건 그래도 아리가 살아있을때, 살아있는 몸에서 나온 것' 이란 생각이 들자

그것들을 치워 버리기가 싫었다

그렇게....그렇게 아리가 있던 흔적을 털어내고 닦아내고

아리가 있었던 그 어떤 흔적조차 없이 모두 지워낸다는 것이

차마 못할 짓 같았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케이지는 청소를 해야만 했다.....

이젠...아리가 이세상에 살았었다는 증거는 단 몇장의 사진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털이라도 조금 잘라 보관할 것을 그랬나....

아니다, 아리의 생전 아름다왔던 모습 그대로 보낸 것이 잘한거다!

아리의 보금자리랑 깔판 등은 비닐로 씌워 두었고

식기 등은 소독해서 따로 보관했다

또 어떤 아이가 와서 아리의 방을 쓰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진 그방을 비워둘 생각이다



사별은 아니지만 또다른 이별도 준비하고 있다

하나 아가들과 터미날 아가인 여름이의 분양...이 그것이다

어제부터 그일로 바쁘다

아이들 새주인에게 줄 아이들 사진을 준비하느라 어제도 늦게까지 작업을 했다

하나 아가는 낼모레면 생후 40일이 되기 때문에

이번주 일요일부터 분양을 시작할 것이고

여름이도 9월 15일생으로 오늘로 43일째가 되었다

그래서 분양을 해야하지 않을까...했는데

오늘 마침 좋은 분이 오셔서 여름이 분양신청을 하셨다

저녁때 가게로, 짝꿍이를 기르시는 어머님과 아이들,

그리고 그분이 소개해 주신 분께서 오셨다

사실...여름이를 분양할 생각은 아니었다

여름이는 내아이가 아니고 임시로 보호하고 있는 아이라

사이트 운영자분에게 여름이를 분양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의향을 물어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던 상태라 보류중이었다

다만 만일을 위해, 그 사이트에서 권장하는 입양신청서 양식을 작성하여

프린트한 서류를 가게에 가져다 두고 있었다

하나 아가들은 아직 가게에 데려다 두지 않았기 때문에

분양용 전단지를 그분께 보여드렸는데 그분께선 잠깐 망설이더니

대뜸 여름이를 입양하겠다고 하신다

하얀 아가가 좋다시며...너무 예쁘다신다

그래서 여름이의 그간 사정과 코와 눈의 상태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입양을 원하셨다

그런 분이시라면 나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데다

그분이 굉장히 심성 곱고 섬세한 분 같아서 마음이 끌렸다

그래도 내 임의대로 할 수는 없는 일이라

가게에 가져다 두었던 입양신청서를 내밀며 기재해 주십사했는데

그것 역시 흔쾌히 그자리에서 써주셨다

여름이가 복이 있어...그런 좋은 분께 가게 되나보다...

아직은 단언할 순 없지만, 사이트 운영자분들이 허가할 때까지는...

좀전에 그분의 입양신청서를 메일로

사이트 운영자분께 보내드리고 오는 길이다

부디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대한다

운영자분들도 터미날에 아가를 두고 기르기보다는

좋은 주인을 만나기 바랄테니 좋은 소식이 오리라 믿는다

우리 아가들도 그분처럼 좋은 주인을 만나 사랑받고 살아야 할텐데...

제발 그러길 바란다....

이번 바니 아가들만 태어나면 바니도 단산을 해야할까보다

바니 아가들도 예쁘고...사람들에게 토끼사랑을 나눠주고도 싶지만

너무 많은 토끼가 퍼져나가는 것도 나중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짜식들...! 일년에 한번 한마리 정도씩만 낳으면 좀 좋아?

그러면 버려지는 아이들도 줄어들테고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텐데...



한쪽에선 꺼져간 생명의 흔적을 지우며 이별을 하고

한쪽에선 태어날 새생명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또 사랑으로 키워온 아가들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면서

한편으론 한아이 버림받은 아이를 데려오려고 이리저리 애쓰는 중이다

(요즘 내심..이일에 신경을 쓰고 있다
부디... 그 아이를 데려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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